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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_100년 역사의 숨결, 인사동 구하산방: 붓 끝에서 피어나는 예술혼

열정 2.0 2025. 2. 10.

지난 주 런닝맨은 퀴즈와 단서로 종로구에 역사적으로 오래된 곳을 찾아가는 장면이 그려졌네요. 그 첫번째가 문필점, 필방 '구하산방'입니다. 양세찬이 제작진이 보여준 한자 중에 '구'와'산'만 읽는 바람에 처음에는 '구기산'을 찾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구기산, 구기산방, 그리고 '구하산당'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재미있긴 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옥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바로 1913년 문을 연 이래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서예와 미술의 역사와 함께 해 온 필방, 구하산방(九霞山房)입니다. 고종과 순종 황제를 비롯해 이상범, 이응노, 박수근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들이 애용했던 이곳은 단순한 필방을 넘어 예술가들의 영감을 불어넣는 공간이자, 한국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장소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구하산방의 깊은 역사와 예술적 가치,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6개의 소제목으로 나누어 소개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큰 물줄기는 런닝맨 멤버들이 서울의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곳들을 찾아다녔다고 보면 되겠네요.

서울 미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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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하산방, 역사의 시작: 고종과 순종의 사랑을 받은 필방

구하산방은 일제강점기인 1913년, 서화가이자 전각가였던 고하(古霞) 오경석(吳慶錫) 선생에 의해 개업했다. 당시 인사동은 서화가와 골동품 상인들이 모여드는 예술의 중심지였고, 구하산방은 그 중심에서 붓, 먹, 벼루, 종이 등 서화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판매하며 예술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구하산방의 명성은 곧 궁궐에까지 전해졌다. 고종 황제는 서예에 능통했으며, 순종 황제 역시 그림 감상을 즐겼다. 두 황제는 구하산방에서 최고급 붓과 먹을 조달하여 사용했고, 특히 순종 황제는 구하산방에서 구입한 붓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황제의 사랑을 받은 구하산방은 자연스럽게 당시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예술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되었다.

고종과 순종의 붓과 먹을 조달했다는 내용

2. 격동의 시대, 예술가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격동의 시대를 거치면서 구하산방은 예술가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예술가들은 구하산방에 모여 서로의 작품 활동을 격려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해 나갔다. 특히 이상범, 이응노, 박수근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들은 구하산방을 자주 방문하여 붓과 먹을 구입하고, 서로의 예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구하산방은 단순한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가 아닌, 예술가들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창작 활동의 원동력이 되는 공간이었다. 구하산방을 통해 맺어진 예술가들의 인연은 한국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수많은 명작들이 탄생하는 데 기여했다.

3. 3대에 걸친 장인 정신: 100년의 역사를 이어가는 사람들

구하산방은 창업주인 오경석 선생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과 손자가 가업을 이어받아 3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3대에 걸친 장인 정신은 구하산방의 붓과 먹의 품질을 꾸준히 유지해 왔으며, 예술가들의 신뢰를 얻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2대 오세창 선생은 붓 제작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구하산방만의 독특한 붓을 개발했다. 그는 양모, 늑대털, 토끼털 등 다양한 동물의 털을 섬세하게 조합하여 붓의 탄력과 먹 흡수력을 극대화했으며, 예술가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붓을 제작했다. 3대 오재균 선생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기술을 전수받아 구하산방의 명맥을 잇고 있으며, 전통적인 붓 제작 방식과 함께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하여 새로운 붓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4. 구하산방의 보물: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붓과 먹

구하산방 (출처 : 원불교신문)

구하산방에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예술가들이 사용했던 붓과 먹이 보물처럼 보관되어 있다. 붓에는 예술가들의 손때가 묻어 있고, 먹에는 그들의 예술혼이 스며들어 있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예술 작품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

특히 이상범 화백이 사용했던 붓은 그의 섬세한 필치와 뛰어난 표현력을 그대로 보여주며, 이응노 화백이 사용했던 먹은 그의 강렬하고 역동적인 그림을 연상시킨다. 구하산방에 보관된 붓과 먹은 한국 미술사의 중요한 자료이며,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5. 서울시 미래유산 지정: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다

구하산방은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서울시 미래유산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유·무형의 유산 중에서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가치가 있는 것을 선정하여 보존하는 사업이다. 구하산방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필방으로서 서울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며, 한국 서예와 미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서울 미래유산 선정기준

서울시 미래유산 지정은 구하산방의 보존 가치를 널리 알리고, 후손들에게 구하산방의 역사와 문화를 전승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구하산방은 서울시 미래유산으로서 다양한 문화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에게 한국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기여할 것이다.

6. 구하산방, 붓 끝에서 피어나는 예술혼을 이어가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구하산방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 서예와 미술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격동의 시대 속에서 예술가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이 되었고, 3대에 걸친 장인 정신으로 붓과 먹의 품질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어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앞으로도 붓 끝에서 피어나는 예술혼을 이어갈 것이다.

인사동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구하산방에 들러 한국 전통 문화의 숨결을 느껴보고,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붓과 먹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구하산방은 단순한 필방을 넘어,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전승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구하산방은 오늘도 붓 끝에서 피어나는 예술혼을 응원하며, 예술가들의 꿈을 지지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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