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아름다웠던 8월 말 대천해수욕장
주말을 이용해 올해 마지막 휴가를 다녀왔다. 아내의 친구들, 후배들과 같이 MT를 간 것. 예전에 대학교때 그렇게 다니던 MT가 직장인이 되어서는 가기 힘든 게 되어버렸다. 그만큼 같이 모이기 힘들고, MT까지 진행하기까지 힘이 든다.
그나마 아직 학교에 있는 후배 녀석 덕분에, 대천해수욕장 근처에 직장이 있는 후배 가족 때문에 일이 쉽게, 금방 정해졌다.
토요 근무를 마치고 곧바로 출발. 평택에서 대천해수욕장까지는 대략 한시간 반 정도, 100Km 조금 넘는 거리였다. 그렇게 막히지 않는 도로사정 덕분에 3시에 출발한 우리는 다섯시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오전에 출발해 도착해있던 후배녀석들은 해수욕장에서 올해 마지막이 될 물놀이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비가 조금 오고 있어 걱정했는데, 도착 후 대천해수욕장의 날씨는 좋았다. 다만 언제 비를 뿌릴 지 모를 많은 구름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짐을 풀고 밖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싸들고 온 찬거리, 고기 등을 가지고 나왔다. 근데 해가 지기 시작하는 하늘을 보니 이거 안되겠다 싶어 카메라와 아들 준석이를 데리고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말 그대로 그림이었다. 어떤 사진 기술도 필요 없이 사진만 찍으면 예쁜 그림이 될 것 같았다. 변변한 사진 기술이 없는 나의 풍경 사진 기술은 여러장 찍기. 그 여러장 찍기 신공을 통해 얻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서해는 이렇게 구름이 많으면 노을이 참 아름다운 듯
구름에 살짝 가려진 해... 그림이다. |
해가 떨어지기 전에 찍어야한다는 조급함에 셔터를 막 누른다. |
다행히 포인트가 될 연인들도 지나가 주신다. 요즘 준석이가 카메라를 가지고 논다. 그래서 가끔 렌즈에 준석이의 손자국이 묻어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준석이가 찍은 사진도 소개할까 한다.) 요 사진들도 그런 영향을 받은 것 같아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잘못했지? 렌즈는 만지는 거 아냐. 알았지?
요즘은 이렇게 한쪽 곁에 건물 등을 집어 넣어 밋밋함을 해소하려는 데... 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요즘 오락가락 갑자기 쏟아붇는 비때문에 이런 예쁜 구름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부쩍 하늘에 초점을 맞추고 사진 찍는 게 잦아진다.
저녁무렵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드문드문. 대천에는 오전, 오후에 비를 뿌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해질 무렵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덕분에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마음껏 셔터를 눌러댈 수 있었다.
준석이는 신나게 걸어다니고, 나는 사진을 찍고. 아빠를 부르고, 따라가고. 그렇게 한 삼십분을 보낸 것 같다.
바다, 하늘, 구름, 해가 모여 사람에게 참 다양한 기분을 선사한다.
대천해수욕장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그런데 두 번 다 해수욕은 못하고 왔다. 바닷물에 발 한번 못 담그고 온 것. 사진을 찍고 들어와 저녁을 먹고, 후배들과 오랜만에 즐기면서 술을 마셨다.
다음날 해수욕을 하려던 계획은 오전부터 계속된 폭우로 취소.
대천해수욕장. 서해안에 몇 안되는 탁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수욕장이다. 그래서 늘 가고 싶은 해수욕장이다. 내년에도 이런 멋진 노을을 여기서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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